제목 : 능허대 (海) 바다를 품다.
“비극적 사랑의 화려한 변조”
연출의 글
백제, 인천 연수구의 아름다운 사랑, 자랑스러운 역사 이야기
연출 윤 조 병
연극이 존재하는 의미 혹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너와 나, 우리 이야기를 하는 예술이고, 희곡이라는 압축 문학을 텍스트로 무대에 재현 혹은 재창조하는 예술이고, 조물주는 세상만물을 한 번 만들었는데, 우리는 부지런하면 초가(草家)에서 고층아파트까지, 반달에서 샛별까지, 우뚝 솟은 산에서 출렁이는 바다까지 수없이 만들어낼 수 있는 예술이고, 남녀노소와 선인악인과 귀인천인을 가리지 않고 무대에 세우는 예술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래 동안 희곡을 쓰고, 연출을 하고, 무대를 만들고, 불을 밝히고, 옷을 만들고, 분장을 하고, 등장인물이 돼서 웃고 운다.
오늘은 천육백여 년 전 백제의 가장 융성한 시대의 왕과 백성을 만들어 문학 시어터 무대에 세운다. 그냥 재미로가 아니고, 백제 정신을 찾는 일이다.
백제 정신이란 무엇인가? 작가 진윤영은 ‘능허대, 바다(海)를 품다.’에서 몇 가지 중요한 사실과 해석으로 창조의 단서를 짚어냈다. 첫째는 능허대 기생바위(妓巖)에 얽힌 슬픈 사랑 설화를 역사와 연결시켰다. 설화 속 기생 송화와 역사 속 태자 수와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만든 것이다. 둘째는 이 과정에서 ‘조정(朝庭)의 대대손손 소통치적(疏通治積)’을 찾아냈다. 셋째는 ‘신하들의 호상화찬 전통’을 찾아냈다. 넷째는 선대의 얼굴에서 후대가 ‘천년의 미소’를 보는 정신도 찾아냈다. 이런 통치철학은 쉽게 마들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가, 그간, 케케묵었다고 잊어온 ‘단군의 홍익인간’, ‘소서노의 다름과 같음을 나누는 진실’과 후대의 배움 덕목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다섯째는 성공의 정신을 발견한 것만이 아니고, 실패한 그늘의 정신도 짚어냈다. 비류의 미추홀 선택에서 근초고왕은 미래희망을 보고, 태자 수는 젊은 백제의 정신을 캐낸다. 여섯째는 작가는 갈등을 만들 때 흔히 사용하는 왕실 혹은 가족내부의 음모계략을 버린 것이다. 효과가 담보된 손쉬운 방법으로 흥미를 부추기지만 역사나 인성을 왜곡하기 때문에 버리고, 태자와 기생의 사랑, 항해와 조난 등 백성과 자연재해와의 대결에서 갈등과 충돌을 만드는 극작 구성을 했다.
연출은 위의 여러 가지 단서를 오디션에서 만난 우수한 젊은 배우와 함께 낯선 색채, 낯선 연기, 낯선 상황 만들기로 관객과 교감하려고 노력했다. 대극장에서 대형무대를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극장에서 넓이보다 깊이를 찾아 들어가는 연기를 해낸 배우와 스텝, 그리고 수십 년 만에 인천에서 연출의 기회를 만들어준 한무대(대표 최종욱)와 인천연극동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윤조병 프로필
극작가, 연출가, ‘풍금소리’ ‘세상 어머니의 노래’등 80여 편 창작, ‘파리 대왕’, ‘파우스트1‧2’, 등 15 편 번안·각색. ‘도시의 나팔소리’, ‘휘파람새’, ‘새벽, 그 여자의 춤’ 등 20여 편 연출.
서울예술대 극작과 외래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역임,
‘윤조병 수상희곡집1․2’, <신작 2인극 희곡집> 등 8권 출간.
현대문학상, 동아연극희곡상, 서울연극평론가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중앙문화대 상예술상 등 다수 수상. 현 극단 하땅세 예술 감독으로 창작과 연출 작업.
인천과의 관계 경력
1982년 제1회 전국연극제 희곡상․우수상수상. (겨울이야기 작‧연출)
1983년 제2회 전국연극제 회곡상‧대상 수상 (휘파람새 작‧연출)
1990년 제8회 전국연극제 대상 수상 (아버지의 침묵 작․연출)
1991년 제1회 올해의 인물 선정 (인천일보사)
‘88-’93년 인천광역시 문화예술진흥위원
‘90-’93년 인천광역시립극단 창단 초대상임 예술 감독, 연출
시놉시스
백제는 제 13대 근초고왕 시대에 고구려와 신라 삼국은 물론 일본 중국과도 교역을 왕성하게 이끌었다. 이때 수 태자의 지혜와 용맹이 뛰어나 많은 역할을 하였으며 제14대 근구수왕이 된다. 수 태자와 기생 송화 사이에 ‘능허대 기암바위’의 아름다운 설화가 만들어진다. 이 설화에는 제14대 근구수왕의 원대한 포부와 여인에 대한 사랑이 있다.
고구려가 요동을 점령하고 전진과의 우호관계를 조성하자 백제는 이를 견제하기위해 요서지역을 점령하고 동진과의 우호관계를 조성하고자 했다.
근초고왕은 평양성 전투에서 승리하여 옛 대방지역의 일부를 점령하였다.
황해바다 전체를 전 방위로 지배할 수 있는 전진기지를 확보한 것이다.
전라도 해안까지 복속시켜 마한 전체를 통합하고, 서해 남부지역의 해양능력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제주도와 일본열도까지 진출하여 동아시아의 해상무역 권을 장악하게 된다. 비류가 바닷가인 미추홀에 정착한 것은 해상활동이 적합한 곳이란 점과 소금의 산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한다. 비록 땅이 척박하고 물이 짜서 정착하기 힘든 곳이지만, 이러한 고난쯤은 감수할만한 매력이 있었을 것이다. 바로 해양활동이다.
사람들은 인천 앞바다의 드넓은 갯벌에서 먹을 것을 얻었고, 소금을 생산했으며, 다양한 교역의 장을 펼쳤다.
해상활동을 중시하는 한성백제에게 넓은 바다로 나갈 수 있고, 소금을 확보할 수 있는 미추홀은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미추홀 능허대 근처에 있는 한나루는 백제 사신들이 중국으로 출발하던 곳이다.
사신 일행이 중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비바람이 불고 파도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배가 출항을 할 수 없게 되자. 사절단은 근처 사비향 에서 여러 날을 머무른다. 사절단을 이끄는 수 태자는 기녀 송화를 사랑한다. 송화는 수가 태자임을 모르고 백제의 장군으로만 알고 있다.
수 태자에게는 호위무사 비천이 늘 함께한다.
송화는 당항성 부근에 살던 백제 귀족의 여식이지만 어려서 노략질을 일삼던 외구에게 부모님을 잃고 하나뿐이 오라비와도 이별을 하게 되지만 오라비가 죽은 것으로 알고 있다.
비천은 송화의 오라비이다. 비천역시 송화가 난리 통에 죽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둘은 사비향에서 서로가 오누이임을 알고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사절단이 출발을 해야 하지만 7일 낮 밤을 그치지 않고 비가 내린다.
비를 그치게 하려고 기청제를 지내자 날이 갠다. 사절단이 출발하기 전 송화는 수가 태자임을 알고 상심하게 된다.
이를 모르는 수는 돌아올 것을 약속하고 동진으로 출발한다.
태자 수가 돌아오는 길에 심한 풍랑을 만나게 되어 여러 사람이 죽게 되고 수태자는 구사일생 살아 돌아와 근구수왕이 된다.
비천은 근구수왕과 누이동생 송화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 판단하고 송화가 상처받을 것을 염려하는 한편 근구수왕의 치적을 위해 송화에게 수를 잊을 것을 당부하지만 송화는 수 태자와의 언약을 지키며 능허대 바위에 올라 3년을 태자가 다시 찾아주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수 태자는 정사에 바빠 송화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송화는 수 태자가 강건한 군주가 될 것을 기원하며 능허대 바위에서 몸을 날려 자결한다.
뒤늦게 송화를 찾아온 수 태자는 송화가 자신을 기다리다 자결한 것을 알고 망연자실해 하지만 송화의 높은 뜻을 기려 강건하고 곧은 군주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작품해설
1. 장막희곡 <능허대, 바다(海)를 품다.>
(1) 작품의 배경
능허대는 현재 인천 송도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이다. 이 능허대를 지리적 배경으로, 이에 얽힌 역사와 설화를 소재로 했다.
역사는, 이 섬이 백제가 중국과의 대외 외교와 무역 항로의 출발지이고, 사절단과 상단(商團)이 거쳐 나가고 들어오는 중요한 요충지이었다.
설화는, 한 미모의 기생이 백제 사절단 수장인 태자를 사랑하였으나 이루지 못하고 바다에 몸을 던졌는데, 그 자리에 기생바위(妓巖)가 솟은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이런 진취적 역사와 아름다운 설화를 안고, 천년만년을 드넓은 황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능허대를 무대로 해서 기생 송화와 태자와의 사랑과 영민한 ‘정신과 업적’을 소재로 해서 창작했다.
(2) 작품 의도
이 지리적 배경과 역사적 사실과 설화적 아름다움을 날줄과 씨줄로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어 지역 문화콘텐츠를 만든다. 이는 백제 융성시대의 통치 정신이 보여주는 천년 미소의 정치철학과 소통치적과 나눔의 철학 등 백제를 정의하고, 지역이야기(Storytelling)를 만들어 연극 등 지역 경제와 문화를 향상시킨다.
(3) 등장인물 (Character)
제1주요 인물은, 백제의 젊은 태자이자 훗날 근구수왕이 된 왕자 수, 기생이면서 소서노를 흠모하고, 무술과 시문 등을 연마해서 자기개발을 열심히 하는 송화이고,
제2주요 인물은, 백제 12대 왕으로 백제의 융성과 많은 일화로 태자를 성숙시킨 근초고왕, 태자의 호위무사이자 송화와 생이별한 오라버니 비천, 사비향의 주인 초선, 송화의 몸종 달해 등이다.
제1주변 인물은, 왕명을 출납하는 내신좌평, 예법을 관리하신 내법좌평, 친위군을 지휘하는 **좌평, 형별을 관장하는 조정좌평 등 6좌평 중 4좌평, 사비향의 기생 아리녀와 여울이고,
제2주변 인물은, 근초고왕과 태자를 암살하려는 주변국 자객과 사수, 그 암살계획 실행 하수인 수사1과 2, 동진을 오고가는 배의 선장 등이다.
(5) 장면별 요약
제1장은 백제 궁 안으로, 발단에 해당된다. 백제가 가장 융성한 때의 왕과 태자가 고구려의 침략을 소탕하고 개선하는데서 시작한다.
개선 환영 장면을 대극장이나 소극장에서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서 현장 만들기와 상상하기 두 방법을 사용했다. 그 자리에 기생 송화는 먼발치에서 바라보는데, 개선장군인 수 태자가 느낀 것은 물리적 만남 이상의 의미가 있다. 여기서 이미 송화와 수 태자의 인연은 시작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주제는 백제왕들이 이룬 여러 업적 중‘소통치적’을 강조하고, 국가조직 중 1품계 6좌평 16관등 체제를 관복과 관모의 색채로 나타내어 전달효과를 강조했다.
개선 환영인파를 천상의 그림으로 보고, 도화도인 서른 명을 내보내 그리게 하고, 그 위에 쏟아지는 햇빛으로 빛나게 하고, 근초고왕과 태자와 백성이 하나 되는 모습을 용의 눈과 여의주로 나타낸다.
제2장의 무대는 사비향인데, 발단과 전개를 연결해주는 역할이다. 송화와 초선과 기타인물의 등장은 발단이고, 이들이 이미 등장한 인물과 연결되면 것으로 전개를 이루고 있다. 태자 ‘수’가 장군 ‘아서’ 신분으로 행세를 한다. 송화는 미(美)와 기(技)와 예(藝)를 갈고 닦는데다.
송화는 태어난 곳이 백제와 신라와 고구려 경계선 지역 당항성이어서 삼국의 상호 침략에 따라 주권이 바뀌는데다가, 왜와 진 등 주변국의 간자와 자객이 드나드는 곳이었다. 그것을 땅뺏기 혹은 땅 따먹기 놀이로 상징하고 있다. 상징이란 ‘대추를 털까, 감을 딸까, 능금을 먹을까, 까르르.’민요 또는 동요로 서정화 하면서 유년시절 송화와 아서의 코흘리개 인연을 암시해준다. 그 여자아이가 미모와 재주가 뛰어난, 그러나 접경 사건에 연루되어 부모의 사별, 오라비와의 이별로 기생이 되어 앞에 나타나고, 그녀의 그리움과 존경의 대상이던 아서는 장군이 되어 송화 앞에 나타난다. 송화는 아서 장군의 건강한 사상과 인격에 무릎을 꿇어 존경한다.
3장 백제 궁 안
근초고왕과 태자와 신하들에게 매우 독특한 국가경영의 철학이 있다는 것이 나타난다. 하나는 비류선대가 염분으로 척박한 해안 미추홀에 정착한 것은 천년건국의 지혜라는 것이고, 둘은 영명한 태자가 부왕의 침묵의 얼굴에서 천년의 미소를 보는 것이다. 이 천년의 미소는 갈등과 충돌이 심한 주변국과의 전쟁 철학으로 전투가 아닌 다른 지혜로 승전하는 뜻이다. 그것은 노자의 도덕경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것과, 단군왕검의 홍익인간과 소서노 선대 여왕의 국가창업 정신에서 진정한 나눔, 사랑의 같음과 다름, 다름의 갈등을 조율하는 소통과 통합의 지도력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태자가 꿈꾸는 천년의 미소를 외교와 통합에 활용한다. 근초고왕 역시 태자가 목숨을 걸고 화평을 도모하는 것을 보고 군국대권을 준다. 동시에 동진과의 우호, 북방진출의 발판을 위해 사절단을 꾸린다.
제4장은 사절단이 한성을 출발해서 미추홀에 이른다. 태자는 왕과의 잠행에서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염부들의 땀방울과 농민들의 고단한 삶을 보고 바다를 향해 백성의 시원한 그늘이 되어 주는 군주가 되리라는 결심을 다시 다짐한다.
문학산 사모지 고개를 지나 능허대와 한나루에 도착한다. 여기서 산둥의 동래주로 항해할 것이다. 긴 항해를 준비하는데, 태풍이 몰아와 머물 곳을 찾는다.
제5장은 사비향이다. 기생들과 수사 1, 2가 흥겹다. 그들은 외국 자객들에게 협박 매수되어 태자를 살해하려는 음모를 진행 중이다. 그들은 백제금 연주와 시조를 부르는 미모의 송하를 만나, 남성 호기를 채우려다가 송화와 다투고, 그것을 기회로 여울을 협박하고 매수해서 태자 독약 살해 계획을 진척시킨다.
제6장은 사모지 고개이다. 아서 장군 행세하는 태자와 호위무사 비천이 사비향을 찾아가고, 송화와 달해가 부모의 제를 올리고 귀가하는 갈이 비슷해서 서로 지그재그로 스쳐간다. 송화와 달해는 처녀성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태자와 비천은 날씨와 출항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스치는데, 달해가 멀리서 발견한다. 그들은 큰 소리로 내어 산울림으로 대화하는데, 달해가 비천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제7장. 사비향이다. 천둥번개가 요란하다. 초선이 사절단 방문을 반기고, 수시1이 여울에게 은밀하게 뭔가를 쥐어주는데 송화가 목격한다. 송화와 비천과 태자가 서로 목격을 한다. 사절단을 위한 연회에서 여울이 술병에 약을 넣는데 송화가 발견하고, 송화가 실수인 듯이 태자의 술잔을 쏟아 위기를 모면한다. 어수선한 순간이 지나고, 비천에게 달해가 다가와 장군에게 보내는 송화의 서신을 전한다. 달해의 비천을 향한 사랑이 강하게 나타난다.
한편, 송화가 아서를 맞아 사랑을 고백하고, 아서 장군도 어렵게 받아들여 사랑을 나눈다.
제8장은 객관 근처에서 수사1, 2가 복면자객에게 질책을 받는다. 그들은 송화와 달해를 기다려 납치해서 죽이려는데, 송화의 봉 공격과 비천과 아서의 합세로 체포한다.
다른 곳, 사절단이 능허대에서 기청제를 올리기로 결정하고, 무당이 문젠데, 초선과 송화가 함께 돕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송화와 달해가 아서와 비천에 대한 사랑으로 고민한다. 송화는 비천이 달해에게 자신에게 대해 물었다는 것에서 자신도 비천에 대해 낯설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두 여인은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내 것인데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내 마음 아니더냐.’하는 지혜를 얻는다.
제9장. 능허대 기청제
초선, 송화을 비롯해서 기생들이 기청제를 지낸다. 그녀들의 생김대로 한바탕 상승과 절정으로 진행시킨다. 저고리를 벗어 깃발이듯 휘두르다가 바다를 향해 던지자, 거짓처럼 청명해진다. 더구나 쏟아지는 햇살을 기생들이 치마를 올려 받아 담는다.
나루에 배가 진수하고, 달해와 비천, 태자와 송화, 송화와 비천이 각각의 사연으로 작별을 한다.
태자에게 호위무사로 동행하겠는 송화를 만류하는 태자, 태자의 호칭으로 송화가 소령이고, 누이동생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비천과 송화, 그들은 포옹을 한다. 순간, 저쪽에서 한 자객이 활을 들고, 세 사람을 향해 시위를 당긴다. 이 과정에서 아서 장군이 태자 수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제10장은 문학산 계곡이다. 태자와 비천 사절단을 오래 기다려온 그녀들이 송화에게 무술을 빡세게 배운다. 그들의 정신은. ‘이 순간은 기생이 아니다. 도의(道義)로 열심히 닦아 충성스러운 신하나 훌륭한 장수나 용감한 병졸이 되는 거다. 이 무술 원리는 마음(心)에 치우쳐도, 몸(身)에 치우쳐도, 힘(氣)에 치우쳐도 기울어진다. 일체성(一體性), 하나가 돼야 한다.’달해는 ‘하나요! 그게 사랑인데!!’소리친다.
초선이 무예 공연 집단을 만들어 소식이 없어 미운 사절단이 오면 데리고 놀자고 제안해서, 이런저런 놀이표를 요란스레 짠다. 그러다가 까르르 웃고, 서러워 으앙 엉! 울고, 히히히 웃는다. 천민이라 서류에, 생살에, 배꼽에, 하얀 조개에 난 흠집이 굴레라. 는 것이다. 송화가 설핏 죽음에 대한 언질도 뱉는다.
제11장은 사절단이 경제와 문화 등 외교교류를 잘 처리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태자는 체류하는 반년동안 송화에게 6통의 서신을 보냈는데 답신이 없어 비천에게 걱정을 하고, 비천은 송화는 자신을 아는 영리한 아이라는 답으로 얼버무린다. 그게 뜻을 묻는데, 태풍이 몰려오고, 태자와 비천이 선장과 선원을 도와 사투를 벌여 가까스로 닻을 던지고, 비바람이 멎어 평형을 잡는다.
제12장은 능허대이다. 송화가 달해와 올라와서 바다를 바라보다가, 어릴 때 사비향에 왔는데 유일한 벗이 되어 준 고마움으로 자신의 패물을 달해에게 주어 먼저 내려 보낸다.
이어서 오라버니가 극비로 찾아와서 태자와의 사랑을 잊으라고 하는 장면을 회상한다. 그 문제로 격한 언쟁을 하고, 삼년동안 기다리겠으니 태자를 한번만 만나게 해달라고 호소한다. 오늘이 그 삼년이 되는 마지막 날이다. 결심을 실행해야 하는 순간이다. 송화는 환영으로 어머니를 보고, 아버지를 보고 그간의 이야기를 호소한다.
마음을 빼앗겨 분별을 모르는 자신을 책망하면서 태자를 밀치고 바다에 몸을 던진다.
사비향 식구들이 몰려오고, 왕이 된 태자가 달려온다. 근구수왕은 비천에 대한 원망은 버리고, 스스로 소령낭자를 지키지 못한 것을 피를 토할 듯 하나하나 사과하면서 절규한다.
제작 / 극단 한무대, 문학시어터
대표 / 최종욱
작가 / 진윤영
연출 / 윤조병
조연출 / 김수진
조명 / 박석광
분장 / 이선주
출연진
송화 박성희
수 태자 정영민
비천 박진성
근초고왕 방용원
내신좌평 김현민
내법좌평 차호석
위사좌평 김근형
조정좌평 김윤도
내두좌평 김현진
초선 김희경
여울 유아름
아리녀 이서율
달해 안지영
수사1 김현진
수사2 김근형
선장 방용원
사신1 차호석
일시 / 2016년 12월 7일(수) ~ 12월 11일(일)
평일 7시 30분,
토요일 3시, 6시,
일요일 3시,
장소 문학시어터
제목 : 능허대 (海) 바다를 품다.
“비극적 사랑의 화려한 변조”
연출의 글
백제, 인천 연수구의 아름다운 사랑, 자랑스러운 역사 이야기
연출 윤 조 병
연극이 존재하는 의미 혹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너와 나, 우리 이야기를 하는 예술이고, 희곡이라는 압축 문학을 텍스트로 무대에 재현 혹은 재창조하는 예술이고, 조물주는 세상만물을 한 번 만들었는데, 우리는 부지런하면 초가(草家)에서 고층아파트까지, 반달에서 샛별까지, 우뚝 솟은 산에서 출렁이는 바다까지 수없이 만들어낼 수 있는 예술이고, 남녀노소와 선인악인과 귀인천인을 가리지 않고 무대에 세우는 예술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래 동안 희곡을 쓰고, 연출을 하고, 무대를 만들고, 불을 밝히고, 옷을 만들고, 분장을 하고, 등장인물이 돼서 웃고 운다.
오늘은 천육백여 년 전 백제의 가장 융성한 시대의 왕과 백성을 만들어 문학 시어터 무대에 세운다. 그냥 재미로가 아니고, 백제 정신을 찾는 일이다.
백제 정신이란 무엇인가? 작가 진윤영은 ‘능허대, 바다(海)를 품다.’에서 몇 가지 중요한 사실과 해석으로 창조의 단서를 짚어냈다. 첫째는 능허대 기생바위(妓巖)에 얽힌 슬픈 사랑 설화를 역사와 연결시켰다. 설화 속 기생 송화와 역사 속 태자 수와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만든 것이다. 둘째는 이 과정에서 ‘조정(朝庭)의 대대손손 소통치적(疏通治積)’을 찾아냈다. 셋째는 ‘신하들의 호상화찬 전통’을 찾아냈다. 넷째는 선대의 얼굴에서 후대가 ‘천년의 미소’를 보는 정신도 찾아냈다. 이런 통치철학은 쉽게 마들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가, 그간, 케케묵었다고 잊어온 ‘단군의 홍익인간’, ‘소서노의 다름과 같음을 나누는 진실’과 후대의 배움 덕목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다섯째는 성공의 정신을 발견한 것만이 아니고, 실패한 그늘의 정신도 짚어냈다. 비류의 미추홀 선택에서 근초고왕은 미래희망을 보고, 태자 수는 젊은 백제의 정신을 캐낸다. 여섯째는 작가는 갈등을 만들 때 흔히 사용하는 왕실 혹은 가족내부의 음모계략을 버린 것이다. 효과가 담보된 손쉬운 방법으로 흥미를 부추기지만 역사나 인성을 왜곡하기 때문에 버리고, 태자와 기생의 사랑, 항해와 조난 등 백성과 자연재해와의 대결에서 갈등과 충돌을 만드는 극작 구성을 했다.
연출은 위의 여러 가지 단서를 오디션에서 만난 우수한 젊은 배우와 함께 낯선 색채, 낯선 연기, 낯선 상황 만들기로 관객과 교감하려고 노력했다. 대극장에서 대형무대를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극장에서 넓이보다 깊이를 찾아 들어가는 연기를 해낸 배우와 스텝, 그리고 수십 년 만에 인천에서 연출의 기회를 만들어준 한무대(대표 최종욱)와 인천연극동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윤조병 프로필
극작가, 연출가, ‘풍금소리’ ‘세상 어머니의 노래’등 80여 편 창작, ‘파리 대왕’, ‘파우스트1‧2’, 등 15 편 번안·각색. ‘도시의 나팔소리’, ‘휘파람새’, ‘새벽, 그 여자의 춤’ 등 20여 편 연출.
서울예술대 극작과 외래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역임,
‘윤조병 수상희곡집1․2’, <신작 2인극 희곡집> 등 8권 출간.
현대문학상, 동아연극희곡상, 서울연극평론가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중앙문화대 상예술상 등 다수 수상. 현 극단 하땅세 예술 감독으로 창작과 연출 작업.
인천과의 관계 경력
1982년 제1회 전국연극제 희곡상․우수상수상. (겨울이야기 작‧연출)
1983년 제2회 전국연극제 회곡상‧대상 수상 (휘파람새 작‧연출)
1990년 제8회 전국연극제 대상 수상 (아버지의 침묵 작․연출)
1991년 제1회 올해의 인물 선정 (인천일보사)
‘88-’93년 인천광역시 문화예술진흥위원
‘90-’93년 인천광역시립극단 창단 초대상임 예술 감독, 연출
시놉시스
백제는 제 13대 근초고왕 시대에 고구려와 신라 삼국은 물론 일본 중국과도 교역을 왕성하게 이끌었다. 이때 수 태자의 지혜와 용맹이 뛰어나 많은 역할을 하였으며 제14대 근구수왕이 된다. 수 태자와 기생 송화 사이에 ‘능허대 기암바위’의 아름다운 설화가 만들어진다. 이 설화에는 제14대 근구수왕의 원대한 포부와 여인에 대한 사랑이 있다.
고구려가 요동을 점령하고 전진과의 우호관계를 조성하자 백제는 이를 견제하기위해 요서지역을 점령하고 동진과의 우호관계를 조성하고자 했다.
근초고왕은 평양성 전투에서 승리하여 옛 대방지역의 일부를 점령하였다.
황해바다 전체를 전 방위로 지배할 수 있는 전진기지를 확보한 것이다.
전라도 해안까지 복속시켜 마한 전체를 통합하고, 서해 남부지역의 해양능력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제주도와 일본열도까지 진출하여 동아시아의 해상무역 권을 장악하게 된다. 비류가 바닷가인 미추홀에 정착한 것은 해상활동이 적합한 곳이란 점과 소금의 산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한다. 비록 땅이 척박하고 물이 짜서 정착하기 힘든 곳이지만, 이러한 고난쯤은 감수할만한 매력이 있었을 것이다. 바로 해양활동이다.
사람들은 인천 앞바다의 드넓은 갯벌에서 먹을 것을 얻었고, 소금을 생산했으며, 다양한 교역의 장을 펼쳤다.
해상활동을 중시하는 한성백제에게 넓은 바다로 나갈 수 있고, 소금을 확보할 수 있는 미추홀은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미추홀 능허대 근처에 있는 한나루는 백제 사신들이 중국으로 출발하던 곳이다.
사신 일행이 중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비바람이 불고 파도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배가 출항을 할 수 없게 되자. 사절단은 근처 사비향 에서 여러 날을 머무른다. 사절단을 이끄는 수 태자는 기녀 송화를 사랑한다. 송화는 수가 태자임을 모르고 백제의 장군으로만 알고 있다.
수 태자에게는 호위무사 비천이 늘 함께한다.
송화는 당항성 부근에 살던 백제 귀족의 여식이지만 어려서 노략질을 일삼던 외구에게 부모님을 잃고 하나뿐이 오라비와도 이별을 하게 되지만 오라비가 죽은 것으로 알고 있다.
비천은 송화의 오라비이다. 비천역시 송화가 난리 통에 죽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둘은 사비향에서 서로가 오누이임을 알고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사절단이 출발을 해야 하지만 7일 낮 밤을 그치지 않고 비가 내린다.
비를 그치게 하려고 기청제를 지내자 날이 갠다. 사절단이 출발하기 전 송화는 수가 태자임을 알고 상심하게 된다.
이를 모르는 수는 돌아올 것을 약속하고 동진으로 출발한다.
태자 수가 돌아오는 길에 심한 풍랑을 만나게 되어 여러 사람이 죽게 되고 수태자는 구사일생 살아 돌아와 근구수왕이 된다.
비천은 근구수왕과 누이동생 송화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 판단하고 송화가 상처받을 것을 염려하는 한편 근구수왕의 치적을 위해 송화에게 수를 잊을 것을 당부하지만 송화는 수 태자와의 언약을 지키며 능허대 바위에 올라 3년을 태자가 다시 찾아주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수 태자는 정사에 바빠 송화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송화는 수 태자가 강건한 군주가 될 것을 기원하며 능허대 바위에서 몸을 날려 자결한다.
뒤늦게 송화를 찾아온 수 태자는 송화가 자신을 기다리다 자결한 것을 알고 망연자실해 하지만 송화의 높은 뜻을 기려 강건하고 곧은 군주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작품해설
1. 장막희곡 <능허대, 바다(海)를 품다.>
(1) 작품의 배경
능허대는 현재 인천 송도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이다. 이 능허대를 지리적 배경으로, 이에 얽힌 역사와 설화를 소재로 했다.
역사는, 이 섬이 백제가 중국과의 대외 외교와 무역 항로의 출발지이고, 사절단과 상단(商團)이 거쳐 나가고 들어오는 중요한 요충지이었다.
설화는, 한 미모의 기생이 백제 사절단 수장인 태자를 사랑하였으나 이루지 못하고 바다에 몸을 던졌는데, 그 자리에 기생바위(妓巖)가 솟은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이런 진취적 역사와 아름다운 설화를 안고, 천년만년을 드넓은 황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능허대를 무대로 해서 기생 송화와 태자와의 사랑과 영민한 ‘정신과 업적’을 소재로 해서 창작했다.
(2) 작품 의도
이 지리적 배경과 역사적 사실과 설화적 아름다움을 날줄과 씨줄로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어 지역 문화콘텐츠를 만든다. 이는 백제 융성시대의 통치 정신이 보여주는 천년 미소의 정치철학과 소통치적과 나눔의 철학 등 백제를 정의하고, 지역이야기(Storytelling)를 만들어 연극 등 지역 경제와 문화를 향상시킨다.
(3) 등장인물 (Character)
제1주요 인물은, 백제의 젊은 태자이자 훗날 근구수왕이 된 왕자 수, 기생이면서 소서노를 흠모하고, 무술과 시문 등을 연마해서 자기개발을 열심히 하는 송화이고,
제2주요 인물은, 백제 12대 왕으로 백제의 융성과 많은 일화로 태자를 성숙시킨 근초고왕, 태자의 호위무사이자 송화와 생이별한 오라버니 비천, 사비향의 주인 초선, 송화의 몸종 달해 등이다.
제1주변 인물은, 왕명을 출납하는 내신좌평, 예법을 관리하신 내법좌평, 친위군을 지휘하는 **좌평, 형별을 관장하는 조정좌평 등 6좌평 중 4좌평, 사비향의 기생 아리녀와 여울이고,
제2주변 인물은, 근초고왕과 태자를 암살하려는 주변국 자객과 사수, 그 암살계획 실행 하수인 수사1과 2, 동진을 오고가는 배의 선장 등이다.
(5) 장면별 요약
제1장은 백제 궁 안으로, 발단에 해당된다. 백제가 가장 융성한 때의 왕과 태자가 고구려의 침략을 소탕하고 개선하는데서 시작한다.
개선 환영 장면을 대극장이나 소극장에서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서 현장 만들기와 상상하기 두 방법을 사용했다. 그 자리에 기생 송화는 먼발치에서 바라보는데, 개선장군인 수 태자가 느낀 것은 물리적 만남 이상의 의미가 있다. 여기서 이미 송화와 수 태자의 인연은 시작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주제는 백제왕들이 이룬 여러 업적 중‘소통치적’을 강조하고, 국가조직 중 1품계 6좌평 16관등 체제를 관복과 관모의 색채로 나타내어 전달효과를 강조했다.
개선 환영인파를 천상의 그림으로 보고, 도화도인 서른 명을 내보내 그리게 하고, 그 위에 쏟아지는 햇빛으로 빛나게 하고, 근초고왕과 태자와 백성이 하나 되는 모습을 용의 눈과 여의주로 나타낸다.
제2장의 무대는 사비향인데, 발단과 전개를 연결해주는 역할이다. 송화와 초선과 기타인물의 등장은 발단이고, 이들이 이미 등장한 인물과 연결되면 것으로 전개를 이루고 있다. 태자 ‘수’가 장군 ‘아서’ 신분으로 행세를 한다. 송화는 미(美)와 기(技)와 예(藝)를 갈고 닦는데다.
송화는 태어난 곳이 백제와 신라와 고구려 경계선 지역 당항성이어서 삼국의 상호 침략에 따라 주권이 바뀌는데다가, 왜와 진 등 주변국의 간자와 자객이 드나드는 곳이었다. 그것을 땅뺏기 혹은 땅 따먹기 놀이로 상징하고 있다. 상징이란 ‘대추를 털까, 감을 딸까, 능금을 먹을까, 까르르.’민요 또는 동요로 서정화 하면서 유년시절 송화와 아서의 코흘리개 인연을 암시해준다. 그 여자아이가 미모와 재주가 뛰어난, 그러나 접경 사건에 연루되어 부모의 사별, 오라비와의 이별로 기생이 되어 앞에 나타나고, 그녀의 그리움과 존경의 대상이던 아서는 장군이 되어 송화 앞에 나타난다. 송화는 아서 장군의 건강한 사상과 인격에 무릎을 꿇어 존경한다.
3장 백제 궁 안
근초고왕과 태자와 신하들에게 매우 독특한 국가경영의 철학이 있다는 것이 나타난다. 하나는 비류선대가 염분으로 척박한 해안 미추홀에 정착한 것은 천년건국의 지혜라는 것이고, 둘은 영명한 태자가 부왕의 침묵의 얼굴에서 천년의 미소를 보는 것이다. 이 천년의 미소는 갈등과 충돌이 심한 주변국과의 전쟁 철학으로 전투가 아닌 다른 지혜로 승전하는 뜻이다. 그것은 노자의 도덕경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것과, 단군왕검의 홍익인간과 소서노 선대 여왕의 국가창업 정신에서 진정한 나눔, 사랑의 같음과 다름, 다름의 갈등을 조율하는 소통과 통합의 지도력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태자가 꿈꾸는 천년의 미소를 외교와 통합에 활용한다. 근초고왕 역시 태자가 목숨을 걸고 화평을 도모하는 것을 보고 군국대권을 준다. 동시에 동진과의 우호, 북방진출의 발판을 위해 사절단을 꾸린다.
제4장은 사절단이 한성을 출발해서 미추홀에 이른다. 태자는 왕과의 잠행에서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염부들의 땀방울과 농민들의 고단한 삶을 보고 바다를 향해 백성의 시원한 그늘이 되어 주는 군주가 되리라는 결심을 다시 다짐한다.
문학산 사모지 고개를 지나 능허대와 한나루에 도착한다. 여기서 산둥의 동래주로 항해할 것이다. 긴 항해를 준비하는데, 태풍이 몰아와 머물 곳을 찾는다.
제5장은 사비향이다. 기생들과 수사 1, 2가 흥겹다. 그들은 외국 자객들에게 협박 매수되어 태자를 살해하려는 음모를 진행 중이다. 그들은 백제금 연주와 시조를 부르는 미모의 송하를 만나, 남성 호기를 채우려다가 송화와 다투고, 그것을 기회로 여울을 협박하고 매수해서 태자 독약 살해 계획을 진척시킨다.
제6장은 사모지 고개이다. 아서 장군 행세하는 태자와 호위무사 비천이 사비향을 찾아가고, 송화와 달해가 부모의 제를 올리고 귀가하는 갈이 비슷해서 서로 지그재그로 스쳐간다. 송화와 달해는 처녀성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태자와 비천은 날씨와 출항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스치는데, 달해가 멀리서 발견한다. 그들은 큰 소리로 내어 산울림으로 대화하는데, 달해가 비천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제7장. 사비향이다. 천둥번개가 요란하다. 초선이 사절단 방문을 반기고, 수시1이 여울에게 은밀하게 뭔가를 쥐어주는데 송화가 목격한다. 송화와 비천과 태자가 서로 목격을 한다. 사절단을 위한 연회에서 여울이 술병에 약을 넣는데 송화가 발견하고, 송화가 실수인 듯이 태자의 술잔을 쏟아 위기를 모면한다. 어수선한 순간이 지나고, 비천에게 달해가 다가와 장군에게 보내는 송화의 서신을 전한다. 달해의 비천을 향한 사랑이 강하게 나타난다.
한편, 송화가 아서를 맞아 사랑을 고백하고, 아서 장군도 어렵게 받아들여 사랑을 나눈다.
제8장은 객관 근처에서 수사1, 2가 복면자객에게 질책을 받는다. 그들은 송화와 달해를 기다려 납치해서 죽이려는데, 송화의 봉 공격과 비천과 아서의 합세로 체포한다.
다른 곳, 사절단이 능허대에서 기청제를 올리기로 결정하고, 무당이 문젠데, 초선과 송화가 함께 돕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송화와 달해가 아서와 비천에 대한 사랑으로 고민한다. 송화는 비천이 달해에게 자신에게 대해 물었다는 것에서 자신도 비천에 대해 낯설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두 여인은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내 것인데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내 마음 아니더냐.’하는 지혜를 얻는다.
제9장. 능허대 기청제
초선, 송화을 비롯해서 기생들이 기청제를 지낸다. 그녀들의 생김대로 한바탕 상승과 절정으로 진행시킨다. 저고리를 벗어 깃발이듯 휘두르다가 바다를 향해 던지자, 거짓처럼 청명해진다. 더구나 쏟아지는 햇살을 기생들이 치마를 올려 받아 담는다.
나루에 배가 진수하고, 달해와 비천, 태자와 송화, 송화와 비천이 각각의 사연으로 작별을 한다.
태자에게 호위무사로 동행하겠는 송화를 만류하는 태자, 태자의 호칭으로 송화가 소령이고, 누이동생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비천과 송화, 그들은 포옹을 한다. 순간, 저쪽에서 한 자객이 활을 들고, 세 사람을 향해 시위를 당긴다. 이 과정에서 아서 장군이 태자 수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제10장은 문학산 계곡이다. 태자와 비천 사절단을 오래 기다려온 그녀들이 송화에게 무술을 빡세게 배운다. 그들의 정신은. ‘이 순간은 기생이 아니다. 도의(道義)로 열심히 닦아 충성스러운 신하나 훌륭한 장수나 용감한 병졸이 되는 거다. 이 무술 원리는 마음(心)에 치우쳐도, 몸(身)에 치우쳐도, 힘(氣)에 치우쳐도 기울어진다. 일체성(一體性), 하나가 돼야 한다.’달해는 ‘하나요! 그게 사랑인데!!’소리친다.
초선이 무예 공연 집단을 만들어 소식이 없어 미운 사절단이 오면 데리고 놀자고 제안해서, 이런저런 놀이표를 요란스레 짠다. 그러다가 까르르 웃고, 서러워 으앙 엉! 울고, 히히히 웃는다. 천민이라 서류에, 생살에, 배꼽에, 하얀 조개에 난 흠집이 굴레라. 는 것이다. 송화가 설핏 죽음에 대한 언질도 뱉는다.
제11장은 사절단이 경제와 문화 등 외교교류를 잘 처리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태자는 체류하는 반년동안 송화에게 6통의 서신을 보냈는데 답신이 없어 비천에게 걱정을 하고, 비천은 송화는 자신을 아는 영리한 아이라는 답으로 얼버무린다. 그게 뜻을 묻는데, 태풍이 몰려오고, 태자와 비천이 선장과 선원을 도와 사투를 벌여 가까스로 닻을 던지고, 비바람이 멎어 평형을 잡는다.
제12장은 능허대이다. 송화가 달해와 올라와서 바다를 바라보다가, 어릴 때 사비향에 왔는데 유일한 벗이 되어 준 고마움으로 자신의 패물을 달해에게 주어 먼저 내려 보낸다.
이어서 오라버니가 극비로 찾아와서 태자와의 사랑을 잊으라고 하는 장면을 회상한다. 그 문제로 격한 언쟁을 하고, 삼년동안 기다리겠으니 태자를 한번만 만나게 해달라고 호소한다. 오늘이 그 삼년이 되는 마지막 날이다. 결심을 실행해야 하는 순간이다. 송화는 환영으로 어머니를 보고, 아버지를 보고 그간의 이야기를 호소한다.
마음을 빼앗겨 분별을 모르는 자신을 책망하면서 태자를 밀치고 바다에 몸을 던진다.
사비향 식구들이 몰려오고, 왕이 된 태자가 달려온다. 근구수왕은 비천에 대한 원망은 버리고, 스스로 소령낭자를 지키지 못한 것을 피를 토할 듯 하나하나 사과하면서 절규한다.
제작 / 극단 한무대, 문학시어터
대표 / 최종욱
작가 / 진윤영
연출 / 윤조병
조연출 / 김수진
조명 / 박석광
분장 / 이선주
출연진
송화 박성희
수 태자 정영민
비천 박진성
근초고왕 방용원
내신좌평 김현민
내법좌평 차호석
위사좌평 김근형
조정좌평 김윤도
내두좌평 김현진
초선 김희경
여울 유아름
아리녀 이서율
달해 안지영
수사1 김현진
수사2 김근형
선장 방용원
사신1 차호석
일시 / 2016년 12월 7일(수) ~ 12월 11일(일)
평일 7시 30분,
토요일 3시, 6시,
일요일 3시,
장소 문학시어터